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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가정 내 돌봄 노동, '이 시대의 엄마들' by 김유림 리서치 인턴


우리 엄마들이에요! 

맞벌이 부부가 가정 내에서 필요로 하는 노동을 공급받기 위해 사용한 기존의 해결책은 ‘맘고리즘’이다. 맘고리즘은 ‘맘(Mom)’과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로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고 여성의 생애 주기별로 육아를 반복하게 되는 시스템을 뜻한다. 참고 이는 여성이 자녀 보육을 홀로 전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여성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생긴 주요 원인으로는 육아를 포함한 가사 노동이 여성만의 역할이라는 인식과 부족한 보육 시설 및 정부의 지원이 있다. 현재 상황을 낱낱이 살펴보고, 이렇게 낡은 고리를 끊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이 시대의 엄마들의 대화를 들어보자 

“아이고, 온몸이 쑤시다. 우리 손주가 딱 10개월 되었는데, 지금 내가 맡아서 아이를 보고 있어요. 아이가 너무 어려서 누구한테 맡기는 것도 불안하고 애기가 적응할 수 있을지도 걱정되어서, 힘들어도 내가 보는 게 나아요.” (엄마1 – 외할머니) 

“저도 그래서 손주 보느라 요즘 정신이 없어요. 그때그때 원하는 시간에 맡길 수 있고, 또 애들 집 근처에 마땅한 보육시설이 없기도 하구요. 그리고 가뜩이나 힘들게 우리 아들이랑 며느리가 버는 돈을 거기에 쓰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구요. 내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으니까 아이를 충분히 볼 수는 있죠. 그래도 힘들고 부담이 되어서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면 양육을 그만두고 싶기는 해요.” (엄마2 – 친할머니) 

“조부모가 아이를 돌봐 주셔서 아이 부모님이 직장에서 일하실 때도 한결 안심이 되겠네요. 저희는 보통 늦어도 4~5시면 일과가 끝나는데, 6시 이후까지 부모가 데려가지 않는 아이는 너무 불쌍해요. 아이가 굶고 있는데 엄마는 대체 어디서 뭘 하시는 건지… 가뜩이나 인력도 부족하고 장시간 노동을 하다 보니 아이가 일찍 가 주지 않으면 정작 수업을 준비할 시간조차 없더라구요.” (엄마3 –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가정 내 돌봄 노동, 가사 노동 = 여성의 전유물? 

우리나라에서 남성은 생계 부양자,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맡는 사람으로 가정 내 성 역할이 고착화되어 있다. 이는 가정 뿐 아니라 직장과 사회 전반적인 구조 속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남성, 여성 모두에게 제약을 준다. 여성에게 주로 요구되는 육아를 포함한 돌봄 노동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이어지게 되는데, 주로 30~40대에는 자녀 양육, 50~60대에는 손자녀 양육을 마주하게 된다. 돌봄 노동에는 노인 돌봄 또한 포함된다. 여성 경력단절의 주 원인이 결혼 (34.6%), 임신 및 출산 (26.3%), 육아 (30.1%)인데, 우선 육아의 경우, 궁극적으로 주 양육자 없이 공동으로 자녀 양육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인식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실천 또한 쉽지 않다. 

2017년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육아정책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분의 3이 자녀가 영유아일 경우 ‘한명은 경제활동을 하고, 한명은 집에서 양육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여성과 미혼, 청년층에서는 부모 모두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더 강했다. 경력단절의 보조적인 요인으로는 가사 노동이 있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느린 걸음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에 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다. 2016년을 기점으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답변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게 되었고 (53.5%), 가사를 부인 주도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43.8%로 계속 감소하였다. 다만 개선된 인식만큼 행동으로 실천하는 부부는 2016년 기준 약 17%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화는 비단 전업주부 여성이나 경력단절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며, 맞벌이 부부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통계청이 보고한 바로는, 2015년 기준, 남자 여자 각각 61.7%, 42.3%가 일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했다. 29.0%의 남자, 42.1%의 여자는 둘다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남성의 9.4%, 여성의 15.6%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남자보다는 여자가 일보다 가정생활을 우선시하거나 적어도 둘다 비슷하게 가치를 두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과 가정생활 중에 어떤 것을 우선시하냐는 질문 자체도 그 두 개가 양립하기 힘들다는 전제 하에 생겨난 질문인 것 같아서 씁쓸하다.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워라밸’(Working Life Balance)이 잘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Life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정생활 또한 존중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워홈밸’(Working Home Balance. 일과 가정-즉, 돌봄 및 가사 노동-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그 한 쪽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운 나머지, 저울은 다시 수평으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진정한 워홈밸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협력해야 하고,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실질적인 육아 지원, 기업의 육아 휴직 보장, 근로 시간의 단축, 유연 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 형태의 활성화가 실현되어 복지가 향상되면 일과 생활(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가정을 넘어, 사회 전체의 젠더 인식 바뀌어야 

가정을 넘어서, 사회 전체도 젠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혼 남성은 생계 부양을 위해 야근을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 기혼 여성은 경제 활동 여부에 관계 없이 가정에 충실하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깨야 한다. 방송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매체를 통해 남성과 여성이 가정 및 직장에서 주로 하는 역할에 대한 이미지를 구분 짓곤 한다. 성 차별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장면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야 한다. 학교나 보육기관 등 교육 시설에서도 엄마에게만 연락하는 등의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 녹색어머니회, 반별 어머니회, 급식 모니터링, 시험 감독 등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을 다니면서 이에 참여하는 것은 큰 부담임을 인지하고 최소화해야 한다.


김유림 위커넥트 리서치 인턴 1기
연세대학교 지속개발협력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