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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or’s Notes] #08 일상의 붕괴 by Soo


엄마들이 다시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아이가 아플 때"라고 해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걱정하는 건 아이가 아픈데 같이 있어 줄 수 없을까 봐, 일수도 있지만 반면에 그게 죄책감으로까지 이어지는 건 솔직히 '감정의 과잉'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곤 했어요. 

지난주에 아이가 급작스럽게 독감에 걸렸어요. 그리고 제가 겪은 건 걱정도 죄책감도 아닌 일상의 붕괴였죠. 일을 쉬는 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거에요. 아이가 아프다는 건 간호해야 한다는 거고 간호해야 한다는 건 밤을 새울 수도 있는 거라는 걸. 그리고 다음 날엔 다시 일해야 한다는 걸요. 이런저런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제 체력은 바닥이고 결국 저도 아프게 되었죠. 다시 쌓아 올려놓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해요. 재부팅될 동안 그런 나를 기다려줄 수 있는 팀이 있다면 회복이 빠르겠죠 :) 

우린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경험치로 단순화해버리거나 극대화하곤 해요. 저도 일하느라 우리 자매에게 큰 관심 두지 않으셨던 엄마에게 "엄마, 우리는 그냥 우리가 자랐어"라고 하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니 적어도 우리가 어렸을 때는 쪽잠 주무시며 먹이고 씻기고 입히시긴 하셨겠구나 이 오만번의 육체로동을! 이라며 반성을 했죠. 

회사에서 누군가 아이가 아프다, 고 하면 이 사람의 일상은 쪽잠과 간호로 무너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세요. 아이는 아프면서 크는 거야- 이런 거 말고요 :) 저는 우리 커넥터들의 무한대 공감과 이해로 금방 복귀할 수 있었으니까요!


* Connector's Notes는 위커넥트의 멤버들이 여성의 일과 커리어 그리고 삶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 것들의 짧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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