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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or's Notes] #18 시작의 결과 by Soo


2년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일 년 정도 이력서도 내보고, 면접도 보고 했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일을 다시 구하려는 시기에는 '계약직'에 대한 다른 마음이 드는 거예요. "1년 계약직? 계약직이라서 좋다. 나도 다시 9 to 6의 조직생활에 다시 적응 가능한지 알아야 하니까, 나도 나를 한번 시험하는 마음으로 다녀볼 수 있지 않을까?"

운 좋게도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딱 그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1년 계약직인데, 괜찮으신가요?" 그리고 저는 아주! 정직하게 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했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저의 솔직함이 기업에는 '좋은(의욕적인) 후보자'로 보이게 하기에는 너무나 나이브했다는데 이견이 없죠. 하지만 내 일 없이 사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만약 합격하면 어떡하지?라는 내면의 양가감정이 잘 나타났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불안 속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면서도, '지금까지 내가 겪어왔던 조직생활의 패턴과 달라질 점이 뭐지? 되면 어떡하지? 어머니가 또 새벽 7시까지 오셔야 하나? 일을 왜 하는 거지?'라는 마음이 한켠에 있었던 거죠.


저는 남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 높은 직급, 많은 연봉을 좇던 때와는 달리, 뒤늦게 제가 놓여있는 생애 주기 중 적응 가능한 환경에 대한 탐색을 했던 시기라고 스스로 정의해봅니다. 후보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양가감정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기도 해요.

저희가 보기엔 이번에 나온 채용 직무에 적합한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계시다고 믿는데 본인은 아직은 아이가 기관에 적응해야 할 것 같아서, 아직은 아이가 제가 필요한 것 같아서, 아직은.. 아직은..이라고 하실 때가 있죠.


지난 번엔 제가 슬쩍, 웃으며 말씀드렸어요. "아이는 계속 OO님이 필요할 거고 기회는 계속 오지 않아요. 이력서 내고 나서, 합격하고 나서 고민해보세요." 라구요.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었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잡으셔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고, 또 너무나 아름답게도 OO님은 합격하여 커리어를 다시 이어나가실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제가 한 건 제 경험에서 나오는 한 마디였지만, 그 말 한마디로 인해 내가 주저하는 것이 상황에 대한 합리화인지, 내면의 양가감정 때문인지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타이밍은 없어요, 내가 계속 생각하고 행동했을 때 변화가 일어납니다. 떨어지면 어때요, 적어도 몰랐던 기업에 대해 알게 되었잖아요. 그렇게 시작이 결과가 됩니다.


* Connector's Notes는 위커넥트의 멤버들이 여성의 일과 커리어 그리고 삶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 것들의 짧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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