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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인터뷰] #08 “무엇을 생각하든 내 커리어를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릴 수 있어요”


김우정 씨닷 임팩트 애널라이저

김우정은 글로벌 임팩트 조직들의 교류를 돕는 회사 씨닷(C.)에서 임팩트 애널라이저로 일한다. 브랜드 컨설팅으로 경력을 시작해 마케팅 리서치 전문가로 일하던 중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고,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임팩트커리어W 2기를 통해 씨닷에 입사했다. 지금은 씨닷과 함께 커리어의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는 중이다.


명함에 쓰여 있는 ‘임팩트 애널라이저’라는 직책이 낯설어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저의 주 업무가 임팩트 리포트를 쓰는 것이었어요. 씨닷 같은 사회 혁신 기업에서는 달성해야 하는 미션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성과를 산출하고 분석하는 일이죠. 그런데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는 회사에 관해 잘 알아야 하고, 또 회사에 관해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우선은  회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씨닷이라는 회사의 색깔을 이해해나가기로 했어요. 현재로서는 씨닷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일에 조금씩 발을 다 담그고 있는 상태예요.


보통 어떤 스케줄로 일하시나요?

일주일에 4일, 하루 7시간씩 일하고 있어요. 컨디션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하면 유동적으로 조정도 가능해요. 원래는 일주일에 3일 출근, 하루 5시간씩 일했어요. 집에서 회사도 멀고 아이를 돌보는 일도 주로 제가 해야 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아무래도 근무시간이 짧다 보니 일에 집중하기 어렵고 밤에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중요한 미팅인데도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생겼죠. 그래서 저의 앞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오후에 아이들을 봐주시는 분을 고용하고, 씨닷과는 주 4일, 하루 7시간 근무 기준으로 다시 계약했어요.


이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이전에는 일이 정리되지 않았어요. 맥이 자꾸 끊기는 느낌이었달까요. 지금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쉬고 있는 건지, 혹은 내가 씨닷 소속인 건지 아닌 건지도 헷갈리더라고요. 아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일을 하다가 육아 모드로 순간 전환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일에도 육아에도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죠. 확실히 일하는 시간을 늘리니 전보다 오히려 여유가 생겼고 회사와 일이 주는 좋은 의미의 무게감도 더 커진 것 같아요.



씨닷에 입사하기 전까지의 경력이 궁금해요.

브랜드 컨설팅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마케팅 리서치까지 총 7, 8년 정도 일하다가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뒀어요. 첫 아이를 낳고 회사에 복귀하려다가 아이를 돌봐줄 분을 구하지 못해서 회사에 조금 더 양해를 구했고, 복귀하려고 하는 순간, 아이가 병원에 입원하게 됐어요. 복귀는 포기하고, 간간이 아르바이트식으로 마케팅 리서치 일을 하면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만 품고 있었죠. 일에 대한 감을 놓치면 안될 것 같더라고요. 


어느 정도 일을 쉬셨나요?

7년 정도요. 다른 기업에서 제의가 와서 입사하려던 차에, 큰아이가 또 큰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아, 내가 욕심을 내면 안되나 보다. 내가 일 욕심을 내다보니까 우리 아이가 다치나 보다’라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거예요. 아이들이 다치면 전부 엄마 탓인 것 같잖아요. 그 이후로는 취직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아르바이트만 계속하고, 창업할 생각도 했다가 혼자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했죠.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사실 완전히 아이 때문만은 아니에요. 일을 쉬고 3년 정도 지났을 때, 대기업에서 마케팅 기획 쪽으로 제의가 또 오더라고요. 너무 좋은 기회라 꼭 가고 싶었는데 최종적으로 탈락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나중에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된 건데, 그 회사에서 여자가 일을 3년 쉬었으면 너무 많이 쉬었다고, 아이를 또 낳으면 다시 그만두려고 할 수도 있다고,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저를 배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아예 접었죠. 


그럼 씨닷에는 어떻게 입사하신 건가요?

임팩트커리어W 2기로 들어왔어요. 1기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후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여기도 경력이 단절된 사람이 낄 수 있는 자리가 아닌가 보다. 여기도 역시 쉽지는 않은가 보다’ 하고 겁을 먹었던 거예요. 그래서 임팩트커리어W 2기 모집 공지가 올라왔을 때 지원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위커넥트에서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우정 님의 거주지와 나이대, 관심사, 경력과 너무 잘 맞는 회사가 있는데 지원해보시면 어때요?’라고 하시면서요. 그게 너무 감사해서 지원했고, 그렇게 씨닷에 입사하게 됐어요.


이전에 다녔던 회사보다 작고 유연한 조직에서 일하시는 건 어땠나요? 적응이 잘 되던가요?

아주 어려웠어요. 저는 영리 기업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인 데다가, 사회생활도 오래 쉬었잖아요. 사회적 트렌드나 이슈에 둔감하던 사람이 거기에 너무 너무 능한 씨닷 같은 회사를 만났으니, 이슈를 따라가는 것부터 힘들었어요. 사용하는 업무 툴도 많이 다르다보니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내가 이렇게 일을 못했던 사람인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저는 살면서 모르는 부분을 계속 배워나가는 게 좋거든요. 씨닷에서의 일은 쉬지 않고 배울 수 있는 영역이어서 어렵고 힘든만큼 흥미롭기도 해요.



굉장히 여유를 갖고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일을 오래 쉬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라잡으려면,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면서 일하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긴 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배우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씨닷이라는 회사 역시 완벽성을 중시하되, 일 자체는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고요. 구성원들이 서로서로 이끌어주는 편이기도 하죠. 마음이 편해지니까 시야도 더 넓어지고, 능률도 더 오르는 것 같아요.


앞으로 씨닷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저는 무엇이든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편이에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저에게 명확한 업무가 생기면 씨닷의 콘텐츠를 조금 더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컨설팅 쪽 일로 경력을 시작했는데, 데스크 리서치와 광고 기획, 플래닝이 섞여 있었거든요. 리서치 결과를 취합하고 나의 생각을 정립해서 논리적인 가설을 세우는 과정들에 재미를 느껴요. 거기에 크리에이티브한 요소가 겹쳐지면 더 좋고요. 이 모든 요소들은 씨닷이 지금 하는 일들에 포함돼 있거든요. 아직은 적응 기간이라 대표님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내가 씨닷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어떤 역할로 남아서 씨닷과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커리어를 다시 이어가고 싶거나, 전환하고 싶은 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도 있을까요?

무엇을 생각하든 내 커리어를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릴 수 있다는 것? 씨닷은 구성원들에게 많은 것을 허용하는 회사예요. 제가 씨닷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리서치 관련 프로젝트 제안이 개인적으로 들어오면 그것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일주일 중 하루는 제 일을 할 수 있게 확보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했고, 그 결과 일주일에 4일을 근무하는 조건으로 계약하게 된 거예요. 대표님을 비롯한 다른 동료들이 제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끔 배려해주시는 거죠. 소셜섹터는 나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구상해보기에 비교적 적합한 곳이라서, 무엇을 상상하든 일단 도전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동안 다른 회사에서 거절을 많이 당했다고 두려워하거나, 안 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해요. 그걸 뛰어넘으려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 황효진

황효진은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헤이메이트’의 콘텐츠 코디네이터다. 웹매거진 <텐아시아>와 <아이즈>에서 기자로 일했고, 에세이집 <아무튼, 잡지>를 썼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여덟 명의 인터뷰집 <일하는 여자들>, 두 여성 프리랜서의 생존 실험 에세이 <둘이 같이 프리랜서>를 기획/공동집필 했다. 셀럽 맷, 윤이나 작가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 <시스터후드>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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