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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or’s Notes] #20 아마존의 온보딩 by Jin


구글, 애플을 누르고 시가총액 세계 1위가 된 글로벌 기업, 아마존. 아마존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부터 떠오르나요? 집 안의 문짝 하나를 떼어내 책상으로 만든 다음 창고에서 시작해 지금의 아마존에 이르기까지의 신화같은 여정,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해 클라우드, 의료, 우주 개발 등 종횡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제프 베조스의 장기적인 안목 등 이미 많은 분들이 저처럼 아마존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또 우러러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말, 아마존 본사에서 12년간 일했던 박정준씨가 쓴 책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읽었습니다. (평균 근속년수가 1년을 조금 웃도는 아마존에서 12년은 상위 2%에 해당하는 긴 시간이라고 해요.) 이 책은 단순히 아마존의 비즈니스와 비전, 사람들과 조직문화만을 다루고 있지 않아요. 저자는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천재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뛰어난 사람들에 둘러싸여 여러번 열등감의 파도를 겪어야 했는데요, 아마존에서의 시간을 노동이 아닌 ‘도제의 시간‘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바뀐 일과 삶에 대한 관점 그리고 이제는 아마존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영위하며 걷고 있는 마스터의 길을 책을 통해 나누고 있습니다.

밑줄을 그은 부분들이 참 많았지만 아마존에서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온보딩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먼저 아마존은 하루에 약 5천통의 이력서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일정 기간 이상 아마존에서 일한 모든 직원들은 일주일에 최소 2~3시간 정도는 채용에 할애해야 한다고 해요. 먼저, 해당 팀에 필요한 직무 지원자 중 스크리닝이 완료된 후보자와 직접 전화 인터뷰를 하며 실무 테스트(가령 개발자라면 몇개의 프로그래밍 문제를 내고 해결 방법을 묻거나 코드를 직접 짜서 공유하는 방식으로요)를 하고 2~3명의 인터뷰어의 결과가 긍정적이면 면접을 보게 됩니다. 5시간 동안 총 5명의 면접관을 만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채용이 확정되면, 네, '아마조니언'이 되는 일만 남은 것이죠.

세계 최고 짠돌이(?)라고 소문날 정도로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아마존은 채용 과정에 공을 들이는 것에 비해 온보딩은 최대한 간소화하고 있다고 책에서 설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마존 온보딩의 4단계를 보며, 과연 저희가 만나는 채용사들이 이 중 하나라도 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번째는 '론치 플랜 Launch Plan'이라고 불리는 2장 정도의 문서입니다. 이 문서에는 신규 직원이 맡을 업무에 대한 설명과 만나야 할 사람들의 리스트가 들어 있다고 해요. 마케터라면 제품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업무상 협력해야 할 모든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있고 직접 그들에게 연락해 미팅을 잡고 일대일로 만나는 거죠. 개인적인 관계 형성은 물론, 앞으로 어떻게 협업할지 현재 조직과 각 직무군이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며 빠른 시간내에 입체적인 시야를 갖게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두번째는 소프트웨어 회사 답게 모든 정보는 '사내 위키 사이트'에 올라가 있어 신규 직원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개발자에게 한정되어 있을 수 있지만 신규 직원에게 온라인 기반 튜토리얼인 '부트캠프' 과정을 제공해 아마존의 개발 환경을 빠르게 실습할 수 있고요.

마지막은 바로 '멘토'입니다. 아마존은 일대일 멘토링 시스템을 활용해 신규 직원을 안정적인 온보딩을 돕습니다. 멘토는 처음 3개월간 업무 전반에 대해 궁금한 것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말하자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채널이 되는데요, 짧은 시간 내에 다종다양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면, 또 능력 중심의 평가, 투명하게 보이는 업무 상황, 상향 평준화된 업무량, 그리고 손쉬운 해고로 설명되는 아마존에서 적응하려면 멘토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 것이죠.

저자는 "아마존 사원들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이 없다면 애초에 험난한 아마존에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존은 신입사원들에게 친절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대신 이렇게 말한다. 웰컴 투 더 정글!"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마존의 온보딩 프로세스는 스타트업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러번의 실험과 실패를 거쳐 체계화된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자가 표현한대로 "각자가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생존 도구들"을 손에 쥐어주는 것까지는 스타트업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온보딩 프로세스는 단순히 '우리 이렇게 체계가 잘 잡혀진 조직이야!'라고 뽐내기 위해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직원이 최대한 빠르게 전력화되어 업무에 투입되고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돕는 최소한의 준비니까요.

* Connector's Notes는 위커넥트의 멤버들이 여성의 일과 커리어 그리고 삶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 것들의 짧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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